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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줄거리, 혼돈 속의 질서, 제임스 건

by wewe90 2025. 4. 21.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포스터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The Suicide Squad, 2021)

줄거리

 영화는 악명 높은 정부 요원 아만다 월러가 조직한 수어사이드 스쿼드(Task Force X)의 새로운 임무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이들은 감옥에 수감된 슈퍼빌런들로 구성된 특공대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대가로 형량을 감면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두 개의 팀이 남미의 섬나라 '코르토 말티즈(Corto Maltese)'에 침투하는 장면으로, A팀은 의도적으로 희생을 감수하며 적의 주의를 끌고, 진짜 작전을 수행하는 B팀이 배후에서 움직이는 전략을 펼칩니다.

 주요 캐릭터는 블러드스포트(이드리스 엘바), 피스메이커(존 시나), 랫캐처 2(다니엘라 멜키오), 킹 샤크(목소리: 실베스터 스탤론), 폴카-닷 맨 등 개성 넘치는 인물들로 구성되며, 각기 다른 과거와 능력을 가진 이들이 서로 충돌하면서도 점차 협력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이들이 수행해야 할 임무는 '프로젝트 스타피시(Project Starfish)'라는 비밀 작전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이는 외계에서 온 괴생물체 '스타로 더 코니커러(Starro the Conqueror)'를 군사 실험에 이용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코르토 말티즈의 군사 정권이 이를 무기화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이 괴생명체의 위협을 제거하는 데 성공하지만, 그 과정에서 팀 내 갈등, 배신, 희생이 이어집니다.

 특히 피스메이커의 이중적인 충성심과 월러의 비윤리적인 명령, 그리고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쥐 조련사 랫캐처 2의 활약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룹니다. 마지막에는 블러드스포트가 월러의 협박을 무시하고 진실을 외부에 폭로하는 조건으로 인류를 구하고, 팀원들이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나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혼돈 속의 질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전작과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가진 리부트 성격의 작품이다. 제임스 건 감독은 기존 DC 세계관의 어둡고 진지한 톤을 유지하되,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잔혹한 유머를 더해 완전히 새로운 ‘팀업 무비’를 탄생시켰다. 영화는 두 개의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도입하면서, 초반부터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파격적인 캐릭터 소모를 감행한다.

 이 방식은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전제를 단단히 각인시킨다. 블러드스포트와 피스메이커, 랫캐처 2, 킹 샤크, 폴카-도트맨 등 기존의 메인스트림 히어로들과는 다른 하위 문화적 캐릭터들이 중심을 이룬다. 이들은 각기 다른 상처와 트라우마, 결핍을 안고 있으며, 영화는 그들을 단순한 개그 캐릭터가 아닌 복합적 존재로 그려낸다. 특히 블러드스포트는 딸을 지키고자 하는 감정에서, 랫캐처 2는 아버지의 기억에서 비롯된 따뜻한 시선을 통해 관객과의 정서적 연결을 만든다.

 영화 후반부, 이들은 자신들의 생존과는 무관하게 거대한 외계 생명체 스타로와 맞서 싸운다. 이는 슈퍼히어로적 서사의 전환이 아니라, ‘무가치한 존재들이 세상을 구하는’ 아이러니의 구현이다. 제임스 건은 이 과정을 통해 영웅이란 정의를 무겁지 않게, 그러나 진심 어린 시선으로 다시 써낸다. 이 영화는 혼돈과 광기 속에서 인물들의 인간적인 순간들을 포착하며, 기존 DC 세계관에 없던 해방감을 선사한다.

제임스 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장르의 공식을 해체하고, 스타일의 자유로움으로 완성된 독창적인 슈퍼히어로 영화다. 제임스 건은 이야기의 개연성과 구조보다는 캐릭터의 매력과 순간의 강렬함을 우선한다. 이는 기존 히어로물이 가지고 있는 서사적 흐름과는 완전히 다르다. 영화는 챕터 구성을 활용해 시리즈처럼 전개되며, 시간 순서를 교란하거나 특정 사건을 되돌아보는 등 다층적인 내러티브 구조를 시도한다. 이 방식은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관객에게 끊임없는 의외성을 제공한다.

 또한 캐릭터 소개 장면마다 감각적인 색상과 폰트를 활용한 자막 디자인은 시각적 즐거움을 배가시키며, 음악 역시 록과 펑크를 기반으로 한 감각적인 선곡으로 분위기를 이끈다. 액션 장면은 폭력적이되 과장되었고, 잔혹하지만 유머러스하며, 때로는 감정적이다. 특히 전쟁 영화와 괴수 영화의 요소를 함께 끌어오며, 특정 장면에서는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마저 가미된다. 킹 샤크가 인간 고기를 물어뜯고, 피스메이커가 정의를 위해 동료를 죽이는 장면은 이 영화가 단지 코믹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무게 없는 폭력’이 아니라, 폭력을 통해 인간성을 드러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제임스 건은 이 영화를 통해 DC 캐릭터들을 새롭게 해석하며, 이전까지의 DC 유니버스를 벗어난 ‘작가주의 슈퍼히어로 영화’로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장르의 공식을 거부하면서도 강렬한 서사를 만든, DC의 가장 대담한 시도 중 하나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