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스틸 (Man of Steel, 2013)
DC(DCEU)의 영화를 개봉순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이번엔 맨 오브 스틸 입니다.
1. 사전정보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은 DC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 슈퍼맨을 새롭게 재해석한 리부트 영화로, DCEU(DC Extended Universe)의 첫 번째 작품이다. 영화는 2013년 6월 14일 북미에서 개봉되었으며, 감독은 잭 스나이더(Zack Snyder), 제작과 각본은 크리스토퍼 놀란과 데이빗 S. 고이어가 맡았다.
놀란은 이전에 《다크 나이트》 삼부작을 성공적으로 연출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 영화 역시 어두운 분위기와 현실적 접근이 더해진 슈퍼히어로 영화로 제작되었다. 주인공 클라크 켄트 / 칼엘 역에는 헨리 카빌(Henry Cavill)이 캐스팅되었으며, 그의 출연은 슈퍼맨 캐릭터에 대한 현대적인 이미지 변화를 가져왔다.
그 외에도 에이미 아담스(로이스 레인), 마이클 섀넌(조드 장군), 러셀 크로우(조엘), 케빈 코스트너(조너선 켄트), 다이앤 레인(마사 켄트) 등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이 영화를 뒷받침한다.
영화의 주요 특징은 기존 슈퍼맨 영화들보다 더 철학적이고 존재론적인 질문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슈퍼히어로는 인류에게 축복인가, 재앙인가?”라는 주제 아래, 외계인의 정체성과 지구에서의 운명을 진지하게 다룬다. 또한, 이 영화는 이후 《배트맨 대 슈퍼맨》(2016), 《저스티스 리그》(2017) 등과 이어지는 DCEU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슈퍼맨의 새로운 상징성을 창조하는 계기가 되었다.
2. 줄거리
영화는 행성 크립톤이 자멸하기 직전의 혼란으로부터 시작된다. 과학자 조엘(러셀 크로우)은 자신의 아들 칼엘을 지구로 탈출시키며, 크립톤의 유전적 미래와 문명의 희망을 아이의 몸에 담는다. 칼엘은 지구에 도착해 켄트 부부에게 입양되어 클라크 켄트로 성장하게 된다. 그는 자라면서 자신의 남다른 능력에 혼란을 느끼고,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그러나 양아버지 조너선 켄트는 클라크가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 인류가 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른다며, 자신의 능력을 숨기라고 조언한다. 조너선은 토네이도 사고로 사망하면서도 클라크가 나서지 않도록 선택하게 만든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클라크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찾기 위해 방랑을 거듭하다가 북극 근처에서 크립톤 우주선과 조우하고, 그 안에서 친아버지 조엘의 홀로그램으로부터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는 마침내 슈트를 입고 하늘을 날며 슈퍼맨으로 각성한다.
하지만, 그 순간 크립톤 군사 지도자였던 조드 장군(마이클 섀넌)이 등장하며 갈등이 시작된다. 조드는 칼엘을 쫓아 지구에 도착하고, 인류를 말살한 뒤 크립톤의 유전자를 사용해 지구를 새로운 크립톤으로 만들려 한다. 그는 ‘월드 엔진’이라는 무기를 통해 지구 중력을 바꾸려 하며 지구 멸망을 초래한다. 슈퍼맨은 그를 막기 위해 나서고, 메트로폴리스 시내 한복판에서의 격렬한 전투 끝에 조드를 결국 목을 꺾어 처치한다. 이는 슈퍼맨이 처음으로 생명을 빼앗은 장면이자, 그가 감내해야 할 도덕적 갈등의 시발점이 된다. 이후 클라크는 데일리 플래닛 기자로 위장해 살아가며, 인류를 보호할 준비를 한다.
3. 평가
《맨 오브 스틸》은 개봉 당시 논란과 호평이 공존하는 작품이었다. 시각적으로는 놀라울 만큼 웅장한 스케일과 현실감 있는 액션, 감정적인 깊이를 갖춘 영웅 서사로 호평을 받았다. 잭 스나이더 감독 특유의 어두운 색감과 슬로우 모션, 고대 신화 같은 연출 방식은 기존 슈퍼맨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헨리 카빌은 새롭고 성숙한 슈퍼맨을 훌륭히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크립톤의 묘사와 조드 장군의 동기 부여는 비판적 시각이 담긴 빌런 캐릭터로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비판도 적지 않았다. 먼저, 도시 파괴 스케일이 너무 크고 인명 피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점이 비판받았다. 슈퍼맨이 조드 장군을 살해하는 장면은 팬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고, 이는 "슈퍼맨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전통적인 캐릭터성과 충돌했다. 또한 전체적인 분위기가 지나치게 무겁고 철학적이라는 점에서 가족용 슈퍼히어로 영화로 보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비평가 평점은 로튼토마토 56% (비평가), 관객 평점은 75% 이상으로 분위기와 메시지를 높이 평가한 팬들과 그렇지 않은 평론가들 간의 간극이 느껴진다. 결과적으로 《맨 오브 스틸》은 단순한 히어로물이 아닌, 신과 인간 사이에서 정체성을 탐색하는 슈퍼맨의 내면 서사를 중점적으로 다룬 실험적인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DCEU의 정체성을 구축한 기념비적 영화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