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스 (Eternals, 2021)
마블(MCU)의 영화를 개봉순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이번엔 이터널스 입니다.
1. 사전정보
《이터널스》(Eternals)는 2021년 11월 개봉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26번째 영화이자, 페이즈 4의 주요 작품으로, 마블 코믹스의 동명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수천 년 동안 인류를 지켜온 불멸의 종족 ‘이터널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우주적 규모의 스토리를 다루는 SF 액션 판타지 장르입니다. 감독은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Chloé Zhao)로, 그녀의 합류는 MCU에 새로운 감성과 철학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 작품은 마블이 그동안 선보인 히어로 영화들과는 차별화된 서사 구조와 비주얼 스타일을 통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작품입니다.
출연진 또한 화려합니다. 젬마 찬(세르시), 리처드 매든(이카리스), 안젤리나 졸리(테나), 셀마 헤이엑(아약), 마동석(길가메시), 쿠마일 난지아니(킹고),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파스토스), 리아 맥휴(스프라이트), 로런 리들로프(맥카리), 배리 케오건(드루이그)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배우들이 참여해 인종, 성별, 성적 지향, 장애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캐릭터들을 통해 포용성과 다양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마동석은 한국 배우 최초로 마블 히어로로 캐스팅되어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터널스》는 MCU 세계관의 기원에 가까운 설정을 다루며, 기존 히어로들과는 차별화된 신화적이고 철학적인 세계관을 제시하는 독특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 줄거리
《이터널스》는 우주의 창조자인 셀레스티얼 ‘아리셈’이 수천 년 전 지구에 파견한 10명의 불사의 존재 ‘이터널스’가 지구 인류를 위협하는 생명체 ‘데비언츠’를 처치하기 위해 활동해온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세르시, 이카리스, 테나, 길가메시 등 이터널스는 각기 다른 초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고대 문명 속에서 인류의 곁에 존재했지만, 직접적인 간섭은 삼가며 인간의 진화를 지켜봐 왔습니다. 수천 년 동안 데비언츠와 싸우며 사명을 수행한 이들은 데비언츠가 멸종한 후 각자 인간 사회 속에 숨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다시 등장한 데비언츠가 인간과 이터널스를 공격하며 위협을 가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계기로 세르시는 옛 동료들을 찾아 다시 모으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이터널스는 자신들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단순히 데비언츠를 막기 위한 수호자가 아니라, 지구를 셀레스티얼의 ‘탄생’이라는 우주적 계획을 위한 도구로 만드는 데 필요한 존재였던 것입니다. 셀레스티얼은 지구의 인구와 문명이 발전하면 새로운 셀레스티얼이 깨어나도록 설계되어 있었고, 이터널스는 그것을 돕기 위한 감시자였습니다.
이 진실을 알게 된 이터널스는 내부적으로 갈등하게 됩니다. 이카리스는 셀레스티얼의 뜻을 따르려 하고, 세르시와 다른 멤버들은 인류를 지키기 위해 이를 막고자 합니다. 결국 이터널스는 서로 충돌하게 되고, 인류와 지구를 위해 셀레스티얼의 부활을 저지하려는 팀이 힘을 합쳐 최후의 결전을 벌이게 됩니다. 영화는 우주적 스케일의 스토리 속에서 각 인물들의 감정과 가치관, 인간성과 자유의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됩니다.
3. 평가
《이터널스》는 마블 스튜디오의 실험적 시도로 평가받으며, 기존 MCU 영화들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과 분위기를 지닌 작품입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 특유의 감성적인 연출과 자연 풍경을 강조한 비주얼, 느릿하고 사색적인 서사는 히어로 영화에선 보기 드문 접근이었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으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신화적인 세계관과 더불어 인간 존재의 의미, 자유의지, 창조와 파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의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캐릭터 수가 많아 각 인물의 서사가 충분히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했고, 복잡한 설정이 관객에게 혼란을 주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특히 액션의 비중보다 대사와 설정 설명이 많아 몰입도가 떨어졌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데비언츠라는 적 캐릭터들의 서사와 위협 요소도 약하게 느껴졌고, 일부 관객은 기존 마블 특유의 경쾌함이나 유머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반면, 다양성과 포용성 측면에서는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동성 커플과 가족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청각장애 히어로인 ‘맥카리’, 여성 리더 ‘아약’ 등을 통해 진일보한 캐릭터 구성을 선보였습니다. 마동석의 활약도 국내 팬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로튼 토마토 기준 평론가 평점은 낮은 편(40%대)이나, 일반 관객 평점은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터널스》는 마블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데 기여한 작품이지만,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아쉬움이 남은 실험적인 영화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MCU의 방향성과 다양성 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