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팔콘과 윈터 솔져 줄거리, 상속의 무게, 인간적인 영웅

by wewe90 2025. 5. 3.

팔콘과 윈터솔져 포스터

팔콘과 윈터 솔져 (The Falcon and The Winter Soldier, 2021)

줄거리

 『팔콘과 윈터 솔져』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스티브 로저스가 은퇴하고 샘 윌슨에게 쉴드를 넘긴 뒤, 샘은 그것을 정부에 반납하며 캡틴 아메리카로서의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동시에 버키 반스는 과거 하이드라 시절 자신이 저질렀던 범죄에 대한 죄책감으로 고통받으며, 정신 치료와 속죄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 존 워커를 임명하지만, 그는 스티브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인물로, 무자비하고 오만하다. 세계는 블립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플래그 스매셔라는 조직이 등장해, 기존 체제에 반기를 든다. 이들은 전 세계 난민을 대표하며, 새로운 질서의 수립을 주장한다. 샘과 버키는 서로의 방식에 갈등을 겪지만, 점차 협력하며 이들의 음모를 막기 위해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숨겨졌던 흑인 슈퍼 솔저 이사야 브래들리의 과거가 드러나고, 샘은 ‘흑인 캡틴 아메리카’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한다.

 한편 워커는 동료의 죽음 이후 분노를 참지 못하고 적을 공개 처형함으로써 캡틴의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이후 샘은 쉴드를 다시 받아들여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 각성하고, 버키는 과거를 청산하며 현재를 받아들인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액션 히어로물이 아니라, 미국 사회의 인종 문제, 책임, 정의에 대한 다층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마무리된다.

상속의 무게

 『팔콘과 윈터 솔져』는 액션 중심의 히어로물이지만, 그 내면에는 ‘쉴드’라는 상징을 둘러싼 정체성과 책임의 문제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스티브 로저스가 떠난 이후, 그의 방패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누가 미국의 상징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남는다. 샘 윌슨, 즉 팔콘은 스티브에게 방패를 건네받았지만, 그것을 곧장 계승하지 않는다. 그는 흑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과 국가의 불평등한 현실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캡틴 아메리카’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느낀다.

 그의 망설임은 개인의 불안이자 사회적 구조의 반영이다. 정부는 샘 대신 ‘존 워커’를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 임명하는데, 그는 군인으로서의 자격은 충분할지 몰라도, 그 상징이 지닌 철학을 이해하지 못한 인물이다. 결국 워커는 임무 도중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공개석상에서 살인을 저지르며, ‘방패’의 상징을 더럽힌다. 이 사건은 샘에게 더 큰 혼란을 안기지만, 동시에 스티브가 왜 자신에게 방패를 맡겼는지를 되새기게 만든다.

 그는 이사야 브래들리라는 숨겨진 흑인 슈퍼 솔저의 존재를 알게 되고, 미국이라는 나라가 감추고 싶어 했던 진실과 마주하면서 더욱 단단해진다. 결국 샘은 방패를 다시 손에 쥐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캡틴 아메리카’가 되기를 선택한다. 이 결정은 단순히 후계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징의 재정의이며, 더 포괄적이고 인간적인 영웅상에 대한 선언이다.

인간적인 히어로

 『팔콘과 윈터 솔져』는 전작들과 달리, 히어로의 내면과 세계의 균열을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스티브 로저스가 사라진 후의 세계는 단순히 캡틴이 부재한 상태가 아니라, 그 상징이 유지하던 가치와 균형이 무너진 상태이다. 윈터 솔져, 즉 버키 반스는 과거 하이드라에게 세뇌당해 저질렀던 수많은 암살과 범죄를 되새기며, 자신의 정체성과 용서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사로잡혀 있다. 그는 정부가 시킨 정신 치료를 받으며 과거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지만, 여전히 자신을 괴물로 느낀다.

 한편 세계는 ‘블립’ 이후 혼란 속에 빠져 있다. 50억 명이 사라졌다가 돌아오면서, 경계와 체제가 붕괴되었고, 이에 대한 반동으로 등장한 것이 플래그 스매셔라는 반체제 조직이다. 이들은 초국가적 연대를 추구하지만, 그 과정에서 폭력과 테러를 서슴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이들과 싸우지만, 동시에 이들이 외치는 메시지에 일정 부분 공감하기도 한다. 이는 전통적인 선과 악의 구도를 넘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더 복잡한 질문을 던진다.

 또 다른 인물 존 워커는 실패한 캡틴 아메리카로 전락한 후, 자신의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하려 하지만, 그 방식은 폭력적이고 편협하다. 이처럼 드라마는 각기 다른 인물의 시선을 통해 복잡하게 분열된 세계를 보여준다. 마지막에 샘과 버키가 친구로서 함께 나아가게 되는 결말은, 개인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의의 형태를 만들어가려는 희망으로 마무리된다.